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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소희가 읽었다는 책 – 불안의 서

universemom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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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배우 한소희 한 마디에 완판되었다는 불안의 서’ 라는 책의 내용이 궁금해 교보문고에서 e북으로 구매해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읽었다.

 

지은이 : 페르난두 페소아

옮긴이 : 배수아

제   목 : 불안의 서

발행처 : 봄날의 책

 

불안의 서 책

 

< 지은이 소개 >

 

포르투갈의 시인, 작가, 문학 평론가, 번역가, 철학가이며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자 포르투갈어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힌다. 1888612일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태어나 19351130일에 4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페소아는 사상적인 측면에서 공산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을 비판했다. 또한 1933년에 세워진 살라자르 정권에 회의를 느껴 살라자르의 독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 기억나는 문장 >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의 자서전적 수필이다. 481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설이 아니므로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어렵다기억하고 싶은 글귀나 주인공을 표현하는 몇 개를 나열해 보고자 한다. 나의 관점으로는 주인공은 비관론자이면서 동시에 낙관론자이다.

 

 

1

 나는 인생이 집과 같다고 본다. 명부로부터 올라온 우편마차가 나를 데리러 오기까지 그 안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집이다.

 

7

 나는 삶에게 극히 사소한 것만을 간청했다. 그런데 그 극히 사소한 소망들도 삶은 들어주지 않았다. 한 줄기의 햇살, 전원에서의 한순간, 아주 약간의 평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빵, 존재의 인식이 나에게 지나치게 짐이 되지 않기를, 타인들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그리고 타인들도 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그런데 이 정도의 소망도 총족되지 못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약해서가 아니라 단지 외투의 단추를 풀고 지갑을 꺼내기 귀찮아서 거지에게 적선을 베풀지 않은 것처럼, 삶은 나를 그렇게 대했다.

 

18

 죽는 날까지 회계원으로 일하기, 아마도 내 운명은 이것이리라. 그에 비하면 시와 문학은, 엉뚱하게 내 머리에 올라앉아 나를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나비일 뿐이다. 나비의 아름다움이 찬란하면 할수록 나는 더욱 더 우습게 보인다.

 

52

 내가 이 글을 다시 읽는다고? 거짓말!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는가? 이 페이지에 적힌 인간은 나 아닌 다른 자다. 이미 나는 여기 적힌 것을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한다.

 

54

 낭만주의자들이 그러했듯이, 개인주의로 팽배한 독특한 개성을 발휘하면서 살아보려고 나는 꿈속에서 참으로 여러 번이나 시도를 했다. 그런데 그것을 시도해볼 때마다 그들을 흉내내고 싶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도 한심하여 나는 큰소리로 웃곤 했다.

 

 

133

  내가 세상으로부터 바란 것은 오직 하나,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오두막 앞에 앉아 나는 비추지 않는 햇빛을 쬐었다. 나는 내 피곤한 현실이 몰고 올 미래의 노년을 향유했다.

(아직은 그 단계에 이르지 않았음을 기뻐하면서), 아직 죽지 않았고 희망할 수 있다는 사실만 있으면 삶의 빈자들은 충분하다.

꿈꾸지 않을 때는 오직 꿈만으로 기뻐하고,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진 꿈속에 있을 때는 오직 세계만으로 기뻐한다. 이리저리 쉴 새없이 흔들리는 추는 그 어디에도 정착할 줄을 모르며, 하나의 중심과 쓸데없는 운동이라는 이중의 숙명에 영원히 붙잡힌 상태다.

 

193

  나는 자신을 지켜보는 냉소의 관객이기는 하지만, 삶을 끌어가는 일에 한 번도 흥미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아예 처음부터 무의미한 희망은 실망으로 종결된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실망과 희망을 동시에 향유한다.

 

넓은 의미에서 나는 내가 쓰는 산문이다. 나는 문장과 구절로 나를 풀어놓는다. 나는 나의 마침표이며 나의 쉼표이고, 불안정한 상태로 그림을 찾아 헤매는 여정에서 신문지로 왕의 옷을 만들어 입고 있는 아이다.

 

 

373

  인생은 우리가 좋든 싫든 떠나게 되는 여행이며 실험이다. 여행을 하는 당사자는 정신이며, 인간은 정신으로 사물의 세계를 통과한다. 그렇기 때문게 대개 관조의 영혼들이 외면을 중시하는 영혼보다 더욱 강렬하게, 더욱 포괄적으로, 그리고 더욱 격정적으로 삶을 살아왔다. 중요한 것은 오직 최종의 결과다. 느낌이 결국 삶의 내용이다. 꿈꾸는 일도 육체노동만큼이나 힘들 수 있다. 풍부한 사색의 삶처럼 치열한 것은 없다.

 

 

 

 

< 읽고 나서 >

 

  포르투갈에서 가장 우울한 책이라고 해서 그런지 처음  속독으로 읽었을 때는 우울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천천히 읽었을 때는 일상에 대한 독창적이고 다양한 문장들에 매료가 되어 주인공의 삶에 대해 빠져들었다.

 

항상 듣는 식상한 말인 인간은 자유의지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방향대로 살 수는 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속박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본다.  사회의 규범을 해치지 않은 이상 누구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아니 될 것 같다.

 

이 책은 누군가의 삶이 본인의 기준으로 만족스럽지 않을 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글 전체가 인간의 삶에 대해 우울하지만, 어떤 목적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을 때 읽으면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사회의 규범을 따르며 살아야 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부담감을 아주 심미롭게 표현한 책이다.

 

나의 기준에 맞춰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였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책이었다.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 싶을 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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